안녕하십니까.
저는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2학년에 재학중인 김서영 학생입니다.
먼저..
이렇게 장문의 글을 남기며,
바쁘신 분들의 시간을 뺏는 것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 글을 읽으시고 조금이라도 마음의 울림이 있었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 롯데장학재단에서 전액 장학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 뭐가 부족한 걸까.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9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척추디스크로 인해 장애인 판정을 받으신 후 일을 전혀 하지 못하십니다.
독립 3년차,
전에는 삼성 꿈장학과 교회에서 나오는 지원금, 국가에서 나오는 생활비 지원을 받으며 공부했습니다.
큰아버지의 도움으로 꾸역꾸역 미국 교환학생 10개월을 다녀왔고,
미치도록 공부하고 치어리딩, 뮤지컬, show choir, 미술부.. 다양한 클럽활동을 하며 GPA 4.0으로 교환학생을 수료했습니다.
이후에 토익 토플 텝스.. 를 치루고
토익 975, 토플 101.. 영어특기자로 선발되어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했습니다.
숭실대를 자퇴할 때는.. 저에게 확신이 있었습니다.
심리학과.. 심리학과면 된다.
저에게 약속되었던 장학금을 포기하고 돌아서면서,
그리고 위약금 개념으로 알바비로 모은 250만원을 일시불로 결제하며.. 돌아서서 불안감에 울었습니다.
내가 여길 포기한다고, 그 어느학교 심리학과가 날 받아줄까.
수시 8월까지 4개월간 미치도록 돈만 벌면서 불안함을 잠제웠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2013년 아주대 심리학과.. 합격의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입학사정관 학부제 심층면접을 보면서..
" 저는 심리학과면 됩니다 "
이렇게 말할 때 제 말에 뼈가 있었음을.. 아마 사정관님들은 저를 기억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 돌아가셨습니다.
이후 어머니는 외동인 저를 남부럽지 않게 키우시기 위해 동대문 신라명과에서 밤에 아르바이트를 하셨고,
이후에 디스크와 하지정맥으로 인해 서서 일하지 못하시게 되기까지.. 그렇게 절 키우셨습니다.
어머니 장애인 판정. 가계소득 0원.
열아홉이 되면서 일을 시작했고, 커피전문점, 음식점 서빙, 고깃집 서빙, 물론 과외.. 그리고 모던바 바텐더까지 했습니다.
돈을 벌려고.. 바텐더로 일하며 더러운 꼴도 많이 봤지만, 제게는 생활유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아..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까요.
아주대에 입학하고.. 저는 누구보다 치열한 대학생활을 다짐했습니다.
내가 공부와 알바만 할수는 없다.
새터비가 부담스러워 새터도 못갔고.. 엠티도 단한번 간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교회에서 찬양인도를 했었고, 노래하는게 너무 좋아서 밴드에 들어갔습니다.
1년간을 열심히 연습했고.. 드디어 '메인'이라고 부르는 공연을 할 수 있는 2학년이 되었는데.
저는 그만두었습니다.
매일같이 합주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제대로 할 수 없었고, 과외는 취소해야 했고, 그렇게 여러번 일자리도 잃었습니다.
Ami라는 미술동아리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제가 이제는 휴면 상태입니다.
간간히 영어특기를 살려 아주대학교 교환학생들을 위한 캠퍼스투어 봉사를 하면서.. 그렇게 2학기를 보냈습니다.
밴드활동을 하면서도 미치도록 공부했습니다.
제가 공부하는 이유는 자기만족이 아닙니다.
물론 그런 이유도 있지만.. 장학금 받으려고 공부했습니다.
4시에 수업이 끝나면 과외를 갑니다.
과외 연속 2개가 끝나면 다시 중앙도서관으로 돌아와 전공책을 펼치고.. 새벽 2,3시까지 복습을 하고 정리를 하고 교수님들께 메일을 띄우고 자췻방으로 돌아와 탈진하여 잠듭니다.
시험기간이 되면 과방 지킴이가 됩니다.
새벽까지 전공책과 프린트물을 외우고 또 외웁니다.
책은.. 물려줄 수 없이 너덜너덜해졌습니다.
노란 형광팬,
그 위에 샤프심 줄,
그 위에 빨간 줄,
그 위에 파란 동그라미.
저에게는 자랑스럽습니다.
그렇게 공부하여 지난 1학년 2학기,
평점 4.18...
가장 악명높은 김영진교수님의 심리학연구법을 A+로 종강하면서 자축했습니다.
그리고 성적우수장학금 70만원은
타 장학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전액 학교에 회수되었습니다.
펑펑 울었습니다.
그 70만원을 벌기 위해 저는 과외를 두개 더 해야합니다.
생활비 지원을 해주는 장학재단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어떤 분일지 모르지만,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다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계지원 0원..
엄청난 부담감.
지난 학기는 학교 동문회 생활비 지원을 받았지만,
재수혜가 불가능하다는 허위정보에 지원시기를 놓치게 되었고..
저는 이제 다음 학기가 막막합니다.
일해라 근로장학금 받아라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학기 과외3개 새벽단기알바..
120을 벌었습니다.
자췻방은 lh대학생전세임대 혜택을 받았지만,
관리금, 수도세 별도, 핸드폰 할부, 핸드폰 요금, 식비, 기타 생활비, 교통비.. 그리고 어머니 생활비 월 40만원.
남는 것이 없습니다.
스물 두 살.. 사고 싶은건 너무나도 많고, 여가생활도 하고싶은데
시간도 없고 돈도 없습니다.
요번 방학도 국내 여행 한번 다녀오지 못하고,
설에는 어머니를 보는 대신 단기알바로 차례주를 팔았습니다.
그렇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한다면,
저는 학과공부와 아르바이트. 이렇게 한 학기를 보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살고싶지 않아요..
저도 동아리 활동 하고 싶고,
소학회 들고싶고,
엠티도 가고싶고..
이제 들어오는 후배들.. 밥한번 제대로 사주고 싶습니다.
1학년때 새터비 못내서 신청만 했다가 못간 새터..
이번 학기때 밴드공연으로 참가하려 이악물고 연습했는데.. 그마저도 밴드를 포기하면서 꿈은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롯데 장학금을 신청하면서..
가종관계증명서, 가계소득0원.. 소득증명서.. 아버지 재적증명서..
그걸 때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도움을 받아야 하나.. 아버지 죽음 팔아서 도움 받아야 하나.
하지만 그정도로 절실했습니다.
스물두살.. 능력은 없고 꿈은 너무나 크니까..
그래서 어쩌라고.. 생각하실 지 모릅니다.
제발 한번만 도와주세요.
정말 환원하며 살겠습니다.
주말에 재단에 와서 청소를 하라면 하겠고,
할줄 아는게 영어 하나밖에 없는 제가..
알바시간과 겹치지만 않는다면 재능기부도 하겠습니다.
심리학과는 저에게 너무 특별합니다..
자살하신 아버지와.. 스스로도 폐쇄병동 입원을 권유받을 정도로 강박증과 경계선성격장애로 고생했습니다.
이후에 마음사랑인지행동 치료센터에서 상담을 받으며..
그나마도 상담비가 없어 김기환 상담사께서 회당 3만원.. 그렇게 저를 위해 헌신하시며,
상담으로 난독도,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도.. 자살기도도.. 그렇게 극복했습니다.
그래서 나도 사람살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렇게 들어온 심리학과입니다.
언젠가 클리닉을 세워서.. 대한민국 병든 청소년들과 식이장애자들을 위한 전문상담클리닉을 열고 싶습니다.
커피전문점 알바경력도 살려.. 커피 내리는 상담소.. 이걸 모토로 운영하려고.. 머릿속엔 인테리어까지 이미 완벽합니다.
하지만 대학 4년,
대학원 2년..
전 어떻게 해야합니까..
등록금이 해결되어도 생활이 해결이 안되는걸..
휴학을 하고 바짝 벌어놓고 싶은데.. 휴학하면 그나마 있던 장학금마저 포기해야 합니다.
제발 한번만 도와주세요..
제가 얼마나 열심히 사는 학생인지는..
제가 한번이라도 수강한 과목의 교수님들 모두가 알고 계십니다.
어떻게 제자신을 증명해야 할까요..
지금 심정으로는.. 어떤 서류라도.. 다 드릴 수 있습니다.
토익, 토플, 성적증명.. 소득증명..
다.. 다 증명할 수 있습니다.
제발 한번만 도와주세요.
스물 두 살,
아직은 이해관계 밑에 인간간의 연민과 정을 믿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등록금이 해결되도,
성적이 우수해도,
영어를 잘해도..
대학을 못다니는 학생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학생도
있습니다..
|
